가을이면 또 생각나는 노래 중 하나입니다. 정지용 시인의 작사로 만들어진 노래 '향수'입니다. 1989년 가수 이동원이 발표한 6번째 앨범 '향수-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'의 타이틀 곡입니다. 정지용 시인의 가사와 작곡가 김희갑이 곡을 붙이고 테너 박인수가 함께 부른 노래입니다.
가수 이동원은 이 시를 보자마자 너무 아름다워 작곡가 김희갑선생님을 찾아가 노래로 만들어 달라고 해서 1년여의 시간이 흐른뒤 이 노래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. 토씨하나 바꾸지 않고 노래를 만드려니 굉장히 힘들어서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.
박인수테너는 이 노래를 부른뒤 클래식 가수가 대중가요를 불렀다고해서 오페라단에서 제명당할 정도로 그 때 당시에는 굉장히 큰 파문이었습니다. 하지만 이 노래로 유명해져서 위안이 됐을 것 같아요. 공연이 너무 많아 오페라를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.
정지용시인은 이 시를 일제시대때 일본에서 유학하는 동안 쓴 시라고 합니다. 이 사실을 알고 시를 보니 좀 마음이 쓸쓸하더군요... 아마 조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이 시를 써내려갔겠죠...
더보기를 누르시면 가사가 나옵니다. 가사를 음미하시면서 노래를 들으시면 너무 좋습니다^^
넓은 벌 동쪽 끝으로
옛이야기 지줄 대는
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
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
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
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우
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
빈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
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
짚 베개를 돋아 고이 쉬는 곳
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
흙에서 자란 내 마음
파란 하늘빛이 그리워
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
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
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
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
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
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
사철 발 벗은 아내가
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
이삭 줍던 곳
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
하늘에는 성근 별
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
발을 옮기고
서리 까마귀 우지짖고
지나가는 초라한 지붕
흐릿한 불빛에
둘러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
그곳이 차마 꿈엔들
꿈엔들 꿈엔들
꿈엔들 잊힐리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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